이스라엘에서는 예로부터 지켜온 세 절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명절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세 절기가 바로 무교절, 맥추절, 수장절입니다. 반면, 기독교에서는 이스라엘의 세 절기가 아닌 성탄절, 부활절, 추수감사절, 맥추감사절을 정하고 네 절기를 지킵니다. 그러고 보니 이스라엘의 세 절기와 기독교의 네 절기 모두 포함된 절기가 있는데 바로 맥추(감사) 절입니다.
너는 매년 세 번 내게 절기를 지킬지니라
너는 무교병의 절기를 지키라 내가 네게 명령한 대로 아빕월의 정한 때에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지니 이는 그 달에 네가 애굽에서 나왔음이라 빈 손으로 내 앞에 나오지 말지니라
맥추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를 거둠이니라 수장절을 지키라 이는 네가 수고하여 이룬 것을 연말에 밭에서부터 거두어 저장함이니라
네 모든 남자는 매년 세 번씩 주 여호와께 보일지니라
출애굽기 23:14-17
맥추절이란 무엇인가
맥추절은 본격적인 수확의 계절이 시작될 무렵, 보리나 밀의 첫 수확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절기입니다. 첫 열매를 드린다는 의미에서 초실절이라고도 불립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과정에서 40년간 한 번도 경작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굶주림으로 죽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40년간 경작하지 않고도 하나님이 공급하셔서 출애굽 기간을 견뎌냈습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 정착 후 다시 경작하기 시작하여 첫 열매를 거둬들일 때 하나님은 그 첫 열매로 감사의 제사를 드리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추수 때가 되면, 논밭에 나가 첫 단을 베고 묶어서 다시 모두 모였고,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후 다시 들판으로 나가서 추수를 마저 진행했습니다.
절기의 중요성
역사적으로 절기를 지키며 하나님을 잘 섬길 때 이스라엘은 부강해졌습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시기에는 위기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이유는 절기를 지키지 않으면 영적으로 약화되어 신앙생활의 변질이 쉽기 때문입니다. 영적으로 변질되면 하나님 대신 다른 것을 섬기게 됩니다. 물질이든 쾌락이든 하나님 이외의 것들이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중독이라고 하고, 가장 악한 중독이 바로 우상 숭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알, 아스라와 같은 이방 신들을 섬기는 우상 숭배가 퍼지면서 하나님과 멀어졌습니다. 중독과 우상을 숭배하는 백성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방치되기도 하고, 하나님께 징계를 받고 정신 차리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효과가 없으면 결국 분열되어 버립니다.
이스라엘의 분열과 멸망
세계 최강대국을 이루었던 지혜의 왕 솔로몬 시절, 그는 위대한 왕으로 여겨졌지만 광대한 제국을 평화롭게 치리 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천명의 이방 여인들을 첩으로 삼았습니다. 그로 인해 각 이방민족들이 섬기는 토속 신앙들이 이스라엘로 들어왔고, 백성들에게 우상 숭배가 확산되었습니다. 가장 지혜롭다고 하는 위대한 왕이었지만 우상 숭배의 확산까지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솔로몬이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북이스라엘 10개 지파와 남유다 2개 지파로 분열되었습니다. 분열 이후 선한 왕과 악한 왕의 왕정 시대가 쭉 이어졌는데, 선함과 악함의 기준은 하나님을 잘 섬겼느냐로 나뉘었습니다. 북 이스라엘의 왕 중에는 선한 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북 이스라엘은 앗수르 제국에 의해 좀 더 이른 시기에 멸망당하였습니다. 남 유다에는 요시야 왕이나 히스기야 왕과 같은 선한 왕들이 있었지만, 악한 왕들이 더 많았습니다.
무교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할 때 급하게 이집트를 탈출하기 위해 누룩을 미처 넣지 못한 딱딱한 빵을 먹었지만 하나님의 손길로 민족이 구원을 얻었음을 기억하기 위한 절기입니다. 요시야 왕은 그동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무교절 절기를 다시 성대하게 지키고 예배와 절기를 회복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호세아 선지자가 음란한 여인 고멜과 결혼하라는 계시를 받은 후, 결혼해서 낳은 아들에게 로루하마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그 뜻은 긍휼함을 받지 못한 자라는 의미였습니다. 음행을 지속했던 고멜을 다시 거둬서 낳은 둘째 아들에게는 로암미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그 뜻은 내 백성이 아니다는 의미였습니다. 이 두 자녀의 이름은 바로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의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이었습니다. 결국 남유다는 멸망하고 성전은 무너졌으며 백성들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예배의 회복이 관계의 회복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내부적으로 이겨내지 못하자 예레미아를 통해 70년 후 돌아오게 하리라는 예언을 이루기 위해 바사왕 고레스를 이용하셨습니다. 이른바 고레스 칙령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돌아와서 성전을 준건하라는 명령을 받고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왜 성전을 준건 해야 했을까요? 하나님이 예배를 받으시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받으시는 성전이 다시 세워져야 하나님과 백성들의 관계가 예전처럼 회복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백성들이 구원받은 무교절을 큰 절기로 지키지만, 지금의 우리는 사실 주일마다 그 절기를 지키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죽으시고 3일째 되는 안식일 후 첫날, 즉 부활하신 날을 기념하여 매 주일 모여 예배하고 그 부활의 영광과 감사를 드리기를 교회가 처음 생긴 초대교회 시절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마치며
첫 열매의 의미는 최초, 최상, 최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옛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맏이에 대한 우대의 의미를 여기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세상적으로도 귀하다고 여겨집니다. 세계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박세리를 골프계에서 여전히 최고의 선수로 여기는 것도, 세계 올림픽에서 마라톤 종목에 처음으로 우승한 손기정 선수를 최고로 여기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첫 경험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첫 것을 바쳐라라는 명령은 하나님 우선주의를 뜻합니다. 우선 하나님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제물만 바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무슨 일이 생기든지 하나님께 아뢰고 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먼저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제물만 드리고 실제 삶은 자기가 내키는 대로 한다면 그 제물은 의미가 없습니다.
잠언에 첫 열매를 바쳐라. 차고 넘 치치라고 말씀합니다. 예배를 지키고, 절기를 잘 지키면 하나님이 보호하심의 복, 재물의 복을 받게 됩니다. 곧 그 복은 간증이 되고,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는 일에 제가 쓰임 받게 됨을 깨달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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