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의 도피성을 세워라

지금 이 세상은 사랑이 가득한 세상인가요? 아니면 죄악이 가득한 세상인가요? 어떤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대답은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한쪽만 가득한 세상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고 싶어 하지만, 원치 않는 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우리들이 실수로 죄를 지었을 때마다 우리가 그에 따른 벌을 받게 된다면,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너희를 위하여 성읍들을 택하여 너희를 위하여 도피성이 되게 하라 이는 살인자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을 때에 그리로 도망하게 하기 위함이라
민수기 35:11

 

오늘 말씀은 도피성에 관한 내용으로,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어떻게 함께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도피성 제도는 실수로 살인을 범한 자가 보복을 피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였는데, 이는 당시 사회의 법적 시스템과도 관련된 중요한 개념입니다. 다음은 이 구절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도피성은 하나님의 자비와 정의의 만남

도피성이란 무엇일까요? 구약 시대에는 고의로 살인한 자와 실수로 살인한 자를 구별하는 법이 있었습니다. 실수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았을 경우, 그 사람은 보복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도피성으로 도망가야 했습니다. 도피성은 그를 보호하는 안전한 장소였습니다. 도피성은 하나님의 자비를 상징합니다. 실수로 죄를 지은 자에게도 은혜를 베풀고 새로운 기회를 주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이 도피성 제도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구약시대 도피성의 위치 지도

 

그러나 이 도피성은 단순히 자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도피성은 무분별한 범죄를 용서하는 곳이 아니라, 법적 절차를 통해 죄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곳이었습니다. 즉, 도피성은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균형을 이루는 장소였습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시지만 회개하는 자에게는 항상 자비를 베푸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도피성은 회복과 새로운 기회의 제공

도피성의 개념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법과 정의가 존재하며, 잘못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실천해야 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법은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하고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그 법이 자비와 사랑을 포함하지 않으면 인간 사회는 피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도피성을 통해 보여주신 것은, 사람의 실수와 잘못을 무조건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자비입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이러한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가야 합니다. 잘못을 범한 사람에게 진정한 회개와 회복의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죄의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책임은 반드시 사랑과 자비의 기초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판단하고 정죄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자비와 공의를 어떻게 균형 있게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도피성은 안전한 피난처

도피성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바로 안전한 피난처입니다. 우리 교회가 바로 그런 도피성이 되어야 합니다. 이 세상은 수많은 갈등과 고난, 실수와 실패로 가득합니다. 이 가운데서 우리는 서로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야 합니다. 도피성의 역할은 단순히 죄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교회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때때로 우리는 실수하고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죄가 아니라, 이해와 자비, 그리고 회복을 향한 도움의 손길입니다. 우리 공동체는 서로에게 그러한 도피성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든지 실수했을 때, 언제든지 돌아와서 위로받고, 다시금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새로워질 수 있는 곳이 바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완전한 도피성

도피성 제도의 궁극적인 완성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도피성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며, 하나님의 공의 앞에서 결코 설 수 없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우리는 그분 안에서 보호받고 구원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분 안에서 우리는 죄와 사망의 위협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그 사랑과 자비를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그분의 은혜로 인해 죄에서 자유로워졌고,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각자에게 도피성이 되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안전하며, 그분의 사랑 안에서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구약시대 도피성의 역할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어떻게 함께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도피성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용서하시되, 그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시며, 회개하는 자에게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러한 도피성을 세워야 합니다. 우리의 가정, 교회, 공동체가 서로에게 안전한 피난처가 되기를 바랍니다. 잘못을 범한 자를 정죄하기보다는,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자비의 손길을 내미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도피성을 발견하고, 그분의 은혜 안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