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매우 많고, 교인들 중에서도 삶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거나, 사역을 하는 데 있어서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교인들도 많습니다. 어쩌면 사역자들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돈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보다 영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하나님께 부요한 자로 인정받음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알거니와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자들의 비방도 알거니와 실상은 유대인이 아니요 사탄의 회당이라
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에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
요한계시록 2:9-10
궁핍하나 부요한 서머나 교회 교인들
서머나는 대표적인 우상 숭배의 지역에 위치한 도시였습니다. 특별히 로마 황제를 숭배하는 데아 로마라는 종교가 있었습니다. 신전과 사제들도 있었습니다. 서머나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은 일 년에 몇 차례씩 신전에 와서 신상에 절을 하고 증명서를 받아갔습니다. 증명서가 있어야 집을 사거나 취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증명서가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서머나교회 교인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살아가는 데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구원의 주님이신 하나님만 의지했습니다.
자연적으로 서머나 교인들의 삶은 궁핍하고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서머나 성도들은 주님께 충성하기 위해 궁핍을 기쁨으로 감당했습니다. 충성이란 내가 좋을 때는 하고 나쁠 때는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충성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불이익이 있고 당장 유익이 있다 할지라도 주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라면 포기하려는 자세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서머나 교회를 영적으로 부요한 교회라 칭찬하셨습니다.
본문의 환난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받는 박해와 어려움을, 궁핍은 종교적 박해 속에서 교회가 겪는 물질적인 궁핍을 말합니다. 세상적인 관점으로는 세상에 득이 되지 못하는 교회, 가난한 교회라고 무시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구절 속에는 주님의 칭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가 환란과 궁핍을 알고 있지만 실상을 바라보면 그렇지 않다. 너희가 부요한 교회다. 내가 칭찬해주고 싶은 교회다. 내가 원하는 교회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요하나 가난한 라오디게아 교회
뒤에 나오는 라오디게아 교회는 자신들이 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요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보시기에 라오디게아 교회는 가난한 자였습니다. 하나님께는 물질적인 부요함이 가치 있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개인이나 교회가 영적인 것은 물론이요 물질에 있어서도 풍성함을 원할 때 주님은 물질적인 풍요 보다 영적인 풍요에 비중을 두셨습니다.
(디모데후서 3:1-4)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세상을 의지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경험이나 물질, 지식을 의지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뜻하시면 한 순간에도 흩어지고 없어질 것에 불과합니다. 서머나 교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물질 때문에 고생하는 것도 한순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됩니다.
비워진 그릇과 같은 사람
성경은 사람을 두고 위대한 존재라 하지 않고, 질그릇과 같이 연약한 존재라고 말합니다. 잘 깨집니다. 그러나 질그릇 속에 보배되신 그리스도를 품고 있기에 존귀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그릇 귀한 그릇이 사용받는 것이 아닙니다.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이 쓰임 받습니다. 좋은 그릇이지만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으면 주님께서 쓰실 수가 없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그릇일까요? 혹시 겉으로 보기에는 번지르르하고 굉장히 값이 나가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나라는 존재가 가득 들어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누구에게도 나눠주기 어려운 볼품없는 내용물만 가득 차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릇을 비우시기 바랍니다. 허영과 욕심으로 가득 찬 그릇은 아무리 보기 좋고 튼튼해도 쓰임 받지 못합니다. 나를 깨끗이 비우고 주님을 내 주인으로 모시길 바랍니다.
마치며
오늘 우리의 모습이 혹여 서머나교회 교인처럼 비록 물질적으로는 궁핍할지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건이 충분하든 아니든 충성하셔서 귀한 하나님의 자녀이자 쓰임 받는 질그릇과 같은 부요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세상이나 나 자신만을 바라보기보다는 하나님 약속을 붙들고 나 자신을 날마다 믿음으로 비우는 성도들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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